목욕탕 물 줄줄 새는데…"소송으로 해결하라고?"

  • 5년 전

◀ 앵커 ▶

한 대형 목욕탕에서 새는 물이 아랫층 천장에 흘러내리면서, 건물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누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관할 지자체는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에 있는 7층짜리 상갑니다.

4층에 있는 학원, 갑자기 천장에서 비 오듯 물이 떨어집니다.

천장에 달린 전등에 물이 스며들어 터지기도 했습니다.

[4층 학원 관계자]
"할로겐 등이 스파크가 팍 일어나가지고 팍 터져버린 거야."

옆에 있는 점포의 천장도 물이 새기는 마찬가집니다.

천장에 대야를 올려놓고 물을 받아 바깥으로 관을 연결해 빼내고 있습니다.

건물 바깥 배관과 간판에는 벽 틈에서 흘러나온 물이 얼어붙어 1m가 넘는 대형 고드름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건물 윗층의 목욕탕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5층부터 7층까지 자리잡고 있는 목욕탕에서 쓴 물이 균열된 곳을 통해 4층 천장으로 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입주민이 누수된 물을 민간 업체에 의뢰해 분석해보니 세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천장에는 많은 전선들이 얽혀있는데 전선 위로 물이 떨어지니 누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습니다.

목욕탕 측은 천장에 누수 제거 시설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목욕탕 관계자]
"그런데 지금은 누구의 원인도 없어요. 우리가 100% 아니라는 것도 아니고…."

입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은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에는 목욕탕을 비롯해 학원과 식당 20여 곳이 입주해 있어 빠른 안전진단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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