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간격 벌어지면 시말서" 준공영제가 안전 위협
  • 5년 전

◀ 앵커 ▶

서울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많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버스 회사들이 기사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종용하고 있었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버스들의 무리한 운행.

정류장에 승객이 있어도 시내버스는 그냥 지나쳐 가버립니다.

다른 버스에 올랐더니 승객이 없다며 정류소를 잇달아 지나칩니다.

[W버스 기사]
"(기사들한테) 빨리 빨리 다니라고 교육시키는 회사에요. 저희 회사가. 진짜 그동안에 몇 년 동안 저를 불러들여서 앞차하고 간격 벌어진 사실에 대해서 경위서를 써라 시말서를 써라…"

버스회사는 버스 1대당 세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버스를 많이 보유해서 운행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습니다.

손님이 몇 명이 타든 운행 횟수가 지원금의 규모를 결정하다 보니, 회사마다 기사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압박하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버스 1대당 약 0.15명의 정비사를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을 보장하지만 보장받는 금액만큼 정비사를 고용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또, 서울시가 기사 식비를 한 끼에 3천 5백원 정도로 정해 놨는데, 기사들은 이마저도 제대로 쓰이는지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이런 불만을 회사에 제기하면 돌아오는 건 징계와 보복뿐이라고 기사들은 말합니다.

준공영제 실시 후 임금 체불 걱정이 사라진 기사들의 처우는 개선됐고,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천억, 시민들의 세금으로 군림하는 '버스왕'들의 족벌 경영과 경영 횡포는 더욱 공고해졌고, 시민들의 안전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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