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판사 불이익 '박병대 개입' 정황 포착

  • 5년 전

◀ 앵커 ▶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보강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이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비판적인 법관의 인사평가에 직접 개입해 인사 불이익을 준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사이동이 예정돼있던 지난 2015년 초.

서울고등법원 판사였던 유지원 변호사는 인사 평가가 가장 좋은 형평 순위 A등급에 속해있었습니다.

유 변호사의 당시 1지망 부임지는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높은 형평 순위에 따라 당연히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 변호사는 7지망인 대구지방법원에 배치됐습니다.

검찰은 최근 법원행정처 인사담당부서 압수수색에서 유 변호사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이 담긴 인사기록을 확보하고, 지난주 유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2014년 9월 유 변호사가 원세훈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를 지지하는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올리자 A등급이던 유 변호사를 G등급까지 강등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이 과정에서 1지망인 원주지원에 발령 예정이었던 유 변호사를 7지망인 대구지방법원으로 발령나도록 바꿔 직접 결재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최근까지 검찰조사에서 자신은 인사 불이익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해왔습니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을 조만간 소환한 뒤 이달 하순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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