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약 거부한 결핵환자…알고 보니 상습 절도범

  • 5년 전

◀ 앵커 ▶

전국을 돌며 무차별 절도 행각을 벌이던 전과 10범의 범인이 알고 보니 결핵환자였습니다.

전염성이 강해서 피의자를 붙잡아도 격리할 곳이 없어 경찰은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새벽 시간 모자를 눌러 쓰고 식당 안으로 침입한 30대 남성.

불과 30여 초 만에 현금통을 들고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18일 만에 붙잡힌 38살 이 모 씨는 이미 다른 사건들로 수배 중인 전과 10범의 상습 절도범이었습니다.

지난달엔 경찰에 두 차례나 붙잡혔지만, 번번이 빠져나와 전국을 누볐습니다.

전과가 많고 사는 곳도 분명하지 않아 구속 사유가 충분했는데도 경찰은 영장 한 번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씨의 비결은 결핵 진단서.

감염 우려는 높지만 격리 시설이 없어 유치장이나 구치소 수용이 불가능하고, 병원에 데려가도 폐쇄병동이 없습니다.

경찰은 결핵환자인 이 씨를 병원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 씨는 환자인 자신을 강제입원시킬 수는 없다는 점을 악용해 그대로 병원을 빠져나왔습니다.

실제로 이 씨는 검거될 때마다 먼저 결핵환자임을 밝히는가 하면, 2주간 먹으면 감염성이 줄어드는 약도 먹지 않고 버티는 걸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확정 판결 전까지 신병을 확보할 수단이 사실상 없는 결핵 환자의 무차별 범행에 시민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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