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달라”…명예훼손 무릅쓴 개인 신상 공개

  • 5년 전


서울역 광장에 200명 넘는 사람들의 사진이 걸렸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의 이름과 직장까지 공개됐는데요.

이렇게 한 건 다름아닌 옛 배우자들이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유주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역 광장 한 켠에 남녀 사진들이 줄줄이 내걸려 있습니다.

영정사진처럼 검은 테이프까지 붙여 놓은 것도 보입니다. 이름과 나이, 다니는 직장까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공공장소에 이들의 신상을 공개한 건 사진 속 인물의 옛 배우자들입니다.

[정모 씨 / 양육비 해결 모임 회원]
“지금 나한테 (돈이) 안 나오는 거 알지 않냐, 네 돈 떼먹을 생각 없다, 기다려 달라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옛 배우자들을 아동학대로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서명운동도 이어졌습니다.

개인 신상을 동의없이 공개한 만큼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이모 씨 / 양육비 해결 모임 회원]
"명예훼손으로 걸려서 경찰서를 가게 되면 거기서라도 (전 배우자를) 만날 수 있잖아요. 그럼 양육비를 조금이라도 받을 확률이 올라가니까.“

한 부모 가구 중 전 배우자로 부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가구는 8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집단 폭행을 당한 후 추락해 숨진 중학생도 다문화 한부모 가구의 자녀로 이혼한 아버지로 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양육비 지급을 악의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와 함께 명단공개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채널A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com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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