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낼 돈 없다더니…수천만 원 통장에 명품까지

  • 5년 전

◀ 앵커 ▶

지방세 상습 체납자 명단이 오늘(14일) 공개됐습니다.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직접 찾아가서 세금을 받아내고 있는데, 세금 낼 돈 없다면서 하소연하더니 수천만 원 통장에 명품들이 수두룩하게 발견됐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천3백만 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은 50대 부부의 집을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찾았습니다.

"응답을 안 하네…"

10분 만에 문을 연 집주인.

남편 월급이 2백만 원뿐이라며 세금 낼 돈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체납자(체납액 5천3백만 원)]
"잔고가 없을 거예요… 제가 (일을)안 나가요 요새는."

그런데 이 집 월세만 260만 원입니다.

집안에서는 수천만 원씩 들어 있는 통장 3개가 발견됐는데, 모두 자녀 명의였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세금 다 내고 남을 정도로… 지금 계속 따님 명의로 하고 있는 거니까…"

장롱에선 고급 시계 9점과 각종 명품들이 나왔습니다.

집주인은 이른바 '짝퉁'이라고 항변합니다.

[체납자]
"저 안에 있는 시계들 전부 가짜예요. 가져가셔도 돼요."

체납자는 거래 내역 조회를 피하기 위해 중국 통장을 개설했고 생활비 입출금은 자녀 통장을 이용했습니다.

취득세 2억 원을 내지 않은 또 다른 체납자의 압구정동 자택.

"계세요."

집 안에 사람은 있는데 문을 열지 않자, 열쇠 수리공까지 동원됐습니다.

[체납자(체납액 2억 원)]
"제 얘기를 좀 들어주세요. 어려워서…"

방안 금고에선 명품 케이스들이 쏟아집니다.

집 안 곳곳에서도 빈 상자들이 수십 개 발견됐지만, 모두 비어 있었습니다.

[최정만/서울시 조사관]
"액세서리 부분은 아까 저희가 30분 넘게 기다리면서 어디 숨겨놨을 수도 있고… 차차 추적해서…"

행정안전부는 1년 넘도록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는 신규 고액 체납자 9천 4백여 명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모두 5천 340억 원.

오정현 전 SSCP 대표가 8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35억 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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