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거래 실전 체험?…"사실상 도박 사이트"

  • 6년 전

◀ 앵커 ▶

돈을 걸고 환율 오르내림을 맞히는 일부 외환 마진 거래 중개 사이트의 운영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실상의 도박 사이트라는 입장인데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화면에 실시간 환율 그래프가 떠 있습니다.

사이트 회원들은 잠시 뒤 환율이 오를지, 내릴지에 돈을 겁니다.

한 번에 천원에서 5만 원까지 선택해, 1분 동안 최대 50만 원까지 걸 수 있습니다.

환율 등락을 맞추면 베팅한 돈의 2배를 벌고, 틀리면 돈을 모두 잃습니다.

경찰은 이 사이트가 사실상 불법 도박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지훈/강남경찰서 경사]
"1분 후에 환율이 오르고 내렸는지만을 기준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방식은 우리 흔히 얘기하는 홀짝과 같은 형태의 도박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업체 측은 외환 거래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 목적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김 모 씨/FX000 운영진]
"초보자들이 여기서 작은 돈으로 실전 체험하고 숙달시켜서 FX 마진 거래를 하라 이거죠. 그런 이제 교육 목적이 강한…."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도박 사이트인지 여부를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용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질서보호팀장]
"도박장 개설죄에 해당한다 안 된다 여부를 확언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인 것 같아요. 저희도 그래서 심의 중지 조치를 내린 것이고요."

그러나 경찰은 해당 사이트가 외환 마진 거래 중개를 가장했지만 실제 외환 거래 내역이 없다는 점에서, 도박장 개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남경찰서는 회원 6천 600여 명을 상대로 약 50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을 제공한 혐의로 사이트 운영자 49살 김 모 씨 등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