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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전
“미혼모가 아이의 생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해달라”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혼모를 위한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만들어달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언제까지 무책임한 아이의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만 편견과 빈곤 안에서 고통스러워야 하는 걸까요”

이 글은 지난 25일까지 약 21만 7천 명의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해야 할 22번째 국민청원이 됐습니다.

청원 제기자는 2005년부터 생모가 아이 생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으나 조사 결과 아이 아버지로부터 양육비 지원을 받는 미혼모는 전체 응답자의 4.7%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덴마크는 미혼모에게 아이 아빠가 매달 약 60만 원 정도를 보내야 하고, 그 돈을 보내지 않으면 시(市)가 미혼모에게 그에 상당하는 돈을 보낸 뒤 아이 아빠의 소득에서 원천징수한다"

청원글은 우리 정부도 이러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전체 미혼모 2만3천여 명이고, 미혼부는 9천여 명입니다. 미혼모 중 사회적 기반과 양육 능력이 부족한 10∼20대는 5천356명으로, 전체 미혼모의 약 22%에 달합니다.

어린 나이에 계획에 없던 임신과 출산을 겪은 미혼모 대부분은 사회적 편견에 시달릴 뿐 아니라 양육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다 영아유기나 살해 등 그릇된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죠.

전문가들은 특히 낙태금지가 이뤄진 2010년 이후 꾸준히 유기사건이 증가했고, 2012년 8월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입양 특례법 개정의 영향으로 2013년부터 영아유기 사건이 급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픽: 영아유기 건수/ 출처: 경찰청)

2011년 127건

2012년 139건

2013년 225건

2014년 76건

2015년 42건

2016년 109건

영아유기가 급증했다는 지적과 베이비박스에 대한 홍보가 늘면서 2014년부터 일시적으로 영아유기 사례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대신 베이비박스 유기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픽: 베이비박스 유기 건수/ 출처: 보건복지부)

2011년 25건 → 2012년 67건→ 2013년 224건 → 2014년 249건

이에 낙태죄 폐지를 통해 여성의 신체결정권 등을 보장하고 영아유기 등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죠. 현행법상 낙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다음 달 24일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사건의 공개변론을 열 예정인데요. 이에 천주교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낙태죄 폐지 반대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불법 낙태를 하거나, 낳아서 혼자 기르거나, 아이를 떠나보내거나…”

이 무거운 고민에 생부는 빠져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아이 아빠의 양육 책임을 강제하는 법 제정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녀 모두의 책임감을 더 높여줄지, 청원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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