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아파트 단지에 둥지 튼 백로...악취·소음 '애물단지' / YTN (Yes! Top News)

  • 7년 전
[앵커]
대구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백로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았습니다.

참 낯선 풍경인데, 안타깝게도 주민들은 백로의 배설물과 소음, 악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와 함께 40여 년의 세월을 보낸 소나무에 백로 여러 마리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백로의 숫자만 어림잡아 백여 마리.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2월부터 둥지를 틀고 번식을 시작해 새끼를 키우며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백로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신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면서 소나무 예닐곱 그루를 서식지로 선택했습니다.

[박희천 / 경북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 : 과거에 비해서 신천 수질이 상당히 좋아졌거든요. 물고기들이 제법 많이 서식하거든요. (먹이를) 손쉽게 잡을 수 있어서 신천 가까운 아파트 단지 내에 서식지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화면으로 보면 이색적이고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백로의 배설물과 소음,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백로 배설물로 뒤덮인 차 한 대는 아예 운행을 포기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 비가 오면 비린내가 나서 역겹습니다. 방충망에 털이 다 붙어요. 그래서 빗자루로 다 쓸어내고 해야 합니다.]

[심영초 / 아파트 주민 : 상당히 냄새도 많이 나고 소리도 산란기가 되니까 소리도 듣기 안 좋고, 잠도 설치는 노인들도 많습니다.]

불편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담당 구청은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사유 재산인 나무를 잘라버리지도 못하고, 백로가 유해 조류가 아니라서 포획할 근거도 없기 때문입니다.

도심의 자연환경이 나아지면서 자리를 잡은 철새가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함만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 기사 원문 : http://www.ytn.co.kr/_ln/0115_201606132158583524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http://goo.gl/Ytb5SZ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