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안 일대 항구·양식장 비상‥"무사히 지나가기만"

  • 2년 전
◀ 앵커 ▶

태풍 상륙하는 경남 남해안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태풍 매미로 피해를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김민형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어선 수백 척이 묶여 있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지난 2003년, 사천 해안에 상륙한 태풍 '매미' 때문에 침수 피해를 겪었고, 2012년에도 태풍 '볼라벤'으로 선박이 좌초하는 등 피해가 잇따른 곳입니다.

매번 추석을 앞두고 피해를 입었던 삼천포항의 시장 상인들은 '힌남노' 북상 소식에 바짝 긴장했습니다.

[공정선/삼천포시장 상인]
"수족관도 싹 다 떠내려가고, 배가 침몰해서 여기까지 다 올라와 있었어요. 모든 게 싹 쓸어 내려가서 맨바닥까지도 다 홈이 패일 정도였죠."

[황숙이/삼천포시장 상인]
"여기가 다 물바다 돼서… 온 시내가 물에 잠겨서 사람들 다니지도 못하고."

이곳은 삼천포 전통수산시장입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지킨 이 가게를 비롯해 당시 많은 점포가 쓸려 내려갔는데요.

[배한순/삼천포시장 상인]
"도마야 칼이야 고기야 다 떠내려가 버렸어."

주민들은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이렇게 모래주머니를 쌓아두고 태풍 힌남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광고 ##매미 당시 전부 부서졌던 한 가두리 양식장.

이번엔 나무 대신 부서지지 않는 그물망을 쳐 물고기가 튀어나가지 않도록 조치했습니다.

대비를 마친 양식장 어민들은 천재지변이 없길 바라며 몸을 피했습니다.

좀 더 동쪽인 고성 쪽으로 가봤습니다.

과거 해일 피해를 입었던 한 마을은 지난해 신축한 방파제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차태수/포교마을 어촌계장]
"(매미 때는) 해일 자체가 일어났기 때문에. 파도가 넘어와 버렸어요. 그때는 정말 아찔했죠. 이쪽 수위가 낮은 데는 물이 많이 찼고."

이곳은 경남 고성 포교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이렇게 안전시설을 만들었는데요.

태풍이 오면 안전시설 문을 닫아서, 파도가 마을을 덮치는 피해를 줄이려는 겁니다.

노인회관에는 일찌감치 노인들이 대피했고, 며칠을 버틸 생수까지 챙겼습니다.

[김정순/포교마을 주민]
"합판을 가지고 창문을 한 번에 두 군데 싹 막아놨어요."

태풍의 참상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힌남노'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양홍석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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