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문제지 보안…"학교장 추천에 모의평가 반영"

  • 3년 전
◀ 앵커 ▶

학생의 문자 내용, 또 사진을 보면 어느 학교의 3학년 교사가 유출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교사가 마음만 먹으면 시험지를 미리 빼낼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모의시험이지만 입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어서 박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3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카카오톡으로 보낸 모의 평가 문제지 사진.

사진 우측 상단에 자율학습 현황, 3-1이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3학년 1반 9월 자리 배치표라고 쓰인 문서엔 해당 학급의 학생으로 추정되는 세 명의 이름도 나타납니다.

누군가 문서 위에 모의평가 문제지를 놓고 사진을 찍은 겁니다.

학사 관리 차원에서 작성된 문서여서 문제지를 찍어서 유출한 사람이 담임교사나 학교 관계자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A씨/제보자]
"(드라마) '스카이캐슬'이나 이런데 나올법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입시가 고등학교 학생들한테는 인생의 목표잖아요. 전부인데. 그것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 광고 ##수능 모의평가 문제지는 시험 이틀 전 학교에 도착합니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시행 지침에는 문제지 봉투를 어떠한 경우에도 사전에 개봉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문제지를 보관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 유출 의혹을 보면 해당 학교의 문제지 관리와 보안에 구멍이 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부정한 방법으로 모의평가 점수를 올리려 한 걸까?

카톡을 보낸 학생은 "수시입학을 위해 학교장 추천을 받으려면 9월 모의평가 성적이 반영되는데, 학교장 추천을 쓰게 될 줄 몰라서, 세계지리 과목의 공부가 안 된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수시 전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이사]
"학교장 추천을 경쟁적으로 받으려고 하는 학교에서는, 내신 성적 등이 비슷한 상황에서 '9월 모의평가' 결과가 어떻게 보면 최종 선택의 결정적 변수로 될 수도 있는 거죠."

교육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보자가) 서울시 교육청에도 신문고를 내셨다고 하니까, 그 부분은 저희도 좀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이와 함께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도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이준하 / 영상편집 :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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