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고통 분담해야 하는 박정원…겹악재 만난 조원태

  • 4년 전
[CEO풍향계] 고통 분담해야 하는 박정원…겹악재 만난 조원태

[앵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밤잠 못 자는 CEO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 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악재에 직면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소식을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위기에 놓인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자구안을 내놨습니다.

박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3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두산중공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출했습니다.

모회사인 두산이 증자에 참여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알짜인 두산솔루스를 포함해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게열사 지분 매각뿐 아니라, 그룹 본사인 두산타워 매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자구안을 수용하고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박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대주주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 출자를 약속했고, 배당금과 상여금은 받지 않고 급여도 대폭 반납하기로 했죠.

그동안 그룹 위기에도 박 회장은 매년 수십억원씩의 보수를 챙겨왔는데요.

국민 세금을 수혈받는 마당에 경영 위기 책임 확실히 져야겠죠.

1년 전 총수가 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누나와 경영권 분쟁에선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이번엔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국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2,000억원을 수혈하기로 했고 대한항공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갑니다.

올해 갚아야 할 빚이 3조8.000억원에 달해 돈 되는 자산 팔고, 자본을 확충해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경영권 위협도 여전합니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주도의 '3자 연합' 측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 41.3%를 넘어 또다시 폭풍전야입니다.

조 회장,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치과의사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로 주목받은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때 바이오 열풍을 몰고 온 신라젠 사태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맡고 있는데요,

항암제 임상 실패로 주가가 급락하기 전 경영자들이 주식을 매도해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문 대표는 친인척이 포함된 전·현직 임원진과 페이퍼 컴퍼니를 앞세워 수천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2014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신라젠에서 400억원을 유치한 뒤 그 자금으로 신라젠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해 주당 3,000원대에 주식으로 전환했다는 겁니다.

신라젠은 2016년 증시에 상장했죠.

그런데 문 대표가 이듬해부터 주식을 전환가의 20배가 넘는 평균 8만원대에 팔아 2,000억원 넘는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게 혐의의 주 내용입니다.

15만원을 호가하던 신라젠 주식은 1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손실을 피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문 대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프로포폴 관련 의혹에선 벗어났지만, 경영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앞서 경찰은 이 사장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내사를 종결한다고 지난달 23일 밝혔습니다.

이 사장 입장에선 일단 한시름 놨지만, 다른 경영 악재인 코로나19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면세사업과 호텔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에 6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습니다.

2000년 1월 이후 처음입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지난 3월에만 공항 면세점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죠.

코로나19의 연내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호텔신라 특단의 경영 전략이 절실할 상황입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는데, 경영을 해온 10년간 큰 위기는 2017년 사드 외에는 없었죠.

생존을 위협하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을지, 재벌 3세로만 남을지 기로에 놓였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 지원을 받는 대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혈세 수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대주주들도 고통 분담을 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과 경영진을 믿고 헌신한 직원들이 직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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