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장 보러 와요"…유통업계 생존의 몸부림

  • 4년 전
◀ 앵커 ▶

새벽배송, 총알배송 같은 편리함으로 무장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요즘 맥을 못 추고 있는데요.

고객들이 매장에 좀 더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재홍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대형 상가와 이어진 서울의 한 백화점 제과 매장.

오븐에서 방금 나온 빵들을 진열대에 올리고.

손님들은 따끈따끈한 빵을 하나 둘 골라 듭니다.

그런데 빵값 계산은 도장 하나 찍는 걸로 끝.

매달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빵을 구독하듯 사 먹는 겁니다.

5가지 종류의 빵 가운데 매일 한 개씩 구독해 먹으면 비용은 정가의 3분의 1 수준.

[송도영/점장]
"(인근) 직장인들이 매일 저렴하게 교환해서 드실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거주하는 주부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와서…"

백화점은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매장으로 불러 모으는 접객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백화점 1층엔 주로 값비싼 명품이나 화려한 화장품 매장을 둔다는 기존의 공식도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알록달록 쌓인 신선한 과일들이 고객을 맞이하고.

신선, 가공식품에 정육점은 물론 수산코너와 쌀가게까지…

백화점 1층은 아예 푸드마켓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잡화나 화장품보단 직접 보고 사는 게 중요한 식품과 생활용품을 전면에 내세운 겁니다.

[최예슬/업체 대리]
"오프라인(매장)으로 고객을 얼마나 많이 머무르게 하느냐, 그런 점에서 좀 더 차별화된 콘텐츠로 유치하기 위해서…"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마트.

전자제품 매장 옆에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공간이 눈에 띄고.

내부엔 대형 사물함처럼 생긴 철제 구조물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일정 비용을 내고 공간을 사용하는 일종의 개인 대여 창고.

이미 창고 안은 이용자가 맡겨놓은 다양한 물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업체 직원]
"의류, 계절성 제품들, 집 안의 처치 곤란한 물건들을 주로 맡기는 추세고요. 개인 사업자들은 상품 재고라든가 사무용품들을 많이…"

또 다른 대형마트 주차장.

불을 환하게 밝힌 부스 안에 차를 세우고 안내에 따라 화면을 누릅니다.

차량 이력 조회를 하는 동시에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외관을 분석해 중고차 시세를 알려줍니다.

풋살 경기장이 들어선 옥상처럼 유휴 공간에 들어선 생활밀착형 시설까지…

[한효섭/업체 부장]
"(대형)마트라는 곳이 전통적인 영역에서 벗어나서 이커머스 업체가 할 수 없는 다양한 혜택과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13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반면, 13개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4.2%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