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물살' 가른 난민 선수들…"희망 주고 싶어"
  • 5년 전

◀ 앵커 ▶

광주 세계수영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뛰고 있죠.

그런데 국적 없이 독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광주에서 희망과 평화의 물살을 가른 난민 출신 독립 선수들을 이계상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올해 갓 스무 살을 넘긴 유스라 마르디니가 힘찬 레이스를 시작합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접영 100미터 예선에 출전했지만, 마르디니는 아쉽게도 하위권에 머물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합니다.

하지만 마르디니는 출전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5년 내전에 휩싸인 고향 시리아를 떠나 탈출하던 마르디니는 타고 있던 소형 보트가 가라앉으려 하자 바다에 뛰어들어 3시간 반이나 수영을 하며 보트를 구해낸, 난민 출신입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처음 꾸려진 난민팀으로 참여했고 이번 대회에도 국제수영연맹 독립선수 자격으로 참가했습니다.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선수로 '평화의 물결 속으로'라는 대회 슬로건에 가장 걸 맞는 선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스라 마르디니/시리아 난민 출신 선수]
"조국이 전쟁에 휘말렸더라도, 인생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꿈을 다시 꿀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같은 시리아 난민 출신인 라미 아니스도 굳센 의지와 도전 정신으로 광주에서 감동의 물살을 갈랐습니다.

경기 결과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꿈을 향한 아니스의 도전은 전쟁으로 꿈을 잃거나 폭압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도 난민 선수단을 결성할 예정이어서, 마르디니와 아니스가 펼치는 희망의 역영은 광주를 넘어, 내년 도쿄에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라미 아니스/시리아 난민 출신 선수]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MBC뉴스 이계상입니다.

(영상취재: 강성우)